애처로운

병실은 표백제와 인공 라벤더 향이 났다. 누군가 창문을 살짝 열어 놓았지만 바깥 공기는 덥고 건조했다. 빛이 그녀의 눈을 찔렀다. 침대 옆 기계들이 느리게, 거의 리듬감 있게 삐 소리를 냈다. 한동안 그녀는 손에 꽂힌 정맥 주사를 바라보며 시야가 다시 흐려질 때까지 한 방울 한 방울 세었다. 그녀는 기절했던 것도, 구급차를 탔던 것도, 심지어 통화 중에 바닥에 쓰러졌던 것도 기억나지 않았다. 단지 바닥이 차가웠고, 자신이 떠다니는 것 같은 느낌이 들었다는 것만 기억했다.

간호사가 조용히 들어와 이불을 정리해 주고는 아무 말도 하지..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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